李대통령 “육사에서 3번 쿠데타”…軍개혁 드라이브

조영재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6 06: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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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업무보고서 작심 비판…“헌정질서 파괴해도 압도적 위치…한 번도 책임 물은 적 없어” 지적…안규백에 통합사관학교 속도 주문…올 SCM서 전작권전환 시기 결정
…사관학교 통합에 힘 싣기…계엄 관련자 징계·방첩사 해체 등 재발 방지 역점 두며 정책 추진

[부자동네타임즈=조영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월5일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군사 쿠데타가 다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한 일인데 그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이 있나”라며 통합 국군사관학교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관학교 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육사 중심의 군(軍) 지휘구조와 과거 군사 쿠데타를 직접 연결하며 통합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통합 국군사관학교 설치와 관련해 논란들이 있다”고 말을 꺼낸 뒤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군사 쿠데타가 몇 번 있었나”라고 물었다. 안 장관이 “세 번”이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다 육군에서 벌어진 일이고 육사 출신들이 한 일”이라며 “쿠데타를 무려 세 번이나 한 중심이 육사인데 한 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앞으로 또 할 수 있지 않나”라고 하자 안 장관은 “그런 세상과 시대는 없어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대한민국이 민주화됐고 전 세계가 바라보는 선진국이 됐는데 육군 장성들이 동조해 군사 친위 쿠데타를 할 것을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라며 “앞으로 구조적으로 절대로 못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8월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군 고위 장성 중 육사 출신 비율을 묻고 “우리나라는 고위 장성은 거의 다 육사 아닌가. 군사 쿠데타를 벌이고 나라의 헌정질서를 통째로 파괴하는 행위를 세 번씩이나 저질렀는데도 여전히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지난 일이고 진압됐다고 그냥 적당히 넘어갈 일은 아니다”며 “통합하면 이럴 가능성이 줄어든다. 신속하고 강력하게 빨리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올해 가을 예정된 한·미(韓美)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8월 예정된 정례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서는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과 관련한 평가를 일부 진행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올해 전작권 회복 로드맵을 완성하고 SCM에서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전작권 회복 시기 결정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정부는 FOC 검증 결과를 올가을 SCM에 보고해 한·미 국방장관 승인을 거친 뒤 양국 군 통수권자에게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인 ‘X연도’를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도 전환시기 결정을 강조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전작권 관련해 미국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SCM 때 X연도 결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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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은 합동성 강화 내세웠지만 李는 육사 출신의 세력화 지적…“앞으로 또 쿠데타 할 수 있지 않나”…일각선 ‘정치 보복’ 논란 우려도…육사 총동창회 “軍 분열” 반발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작업을 신속하게 할 것을 주문하며 “쿠데타를 무려 세 번이나 한 중심이 육사인데 한 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5·16, 12·12 쿠데타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체로 육사를 지목하며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육사 출신들이 일종의 세력화를 이루면서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을 거론하며 정부의 사관학교 통합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육사 출신 일부 군인들이 저지른 쿠데타의 책임을 학교에 묻고, 구성원 전부를 한통속 취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란 문책·재발방지’ 방점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통한 기존의 사관학교 통합 작업의 진의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국방부는 군 내부 정책설명회와 출입기자 간담회 등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의 배경에 대해 12·3 비상계엄 사태가 아니라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 사관학교 위상 회복,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후 연합작전, 첨단 기술 미래전 대비 등을 위한 정예장교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정치적 논란을 피하면서 국방·교육 개혁의 의미를 부각시켰던 셈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사관학교 통합은 군에 대한 과거사 청산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두드러지게 됐다. 1961년 5·16 쿠데타는 김종필 등 육사 8기, 1979년 12·12 쿠데타는 전두환 등 육사 11기, 12·3 내란은 김용현 등 육사 출신 전·현직 장군들이 주도했다. 이런 사실은 육사 출신 일부 군인들이 학연을 바탕으로 카르텔을 형성, 문민통제 원칙을 저해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됐다. 문재인정부 시절엔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에 해·공군 또는 비육사 출신을 기용해 ‘비(非)육군 비육사’ 기조를 통해 육사 주도 문화를 깨려고 했다.


이재명 정부도 문민 국방부 장관(안규백), 공군 출신 합참의장(진영승) 체제를 갖춘 상태에서 12·3 비상계엄 문책과 재발방지를 강조하고 있다. 관련자 200여명을 징계하고 국군방첩사령부를 해체했으며,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본부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장병들이 민주시민의식을 신념화하도록 ‘민주주의와 헌법수호 교육’을 필수과목으로 반영하고 간부의 온라인 교육을 의무화했다. 국방부는 후반기에도 관련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 군을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7월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 대회 모습. 연합뉴스

 

■‘정치 보복’ 논란 커질 듯

 

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한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극히 일부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책임을 현재 존재하는 특정 교육기관에 묻는 것처럼 비친다는 것이다.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군 안팎에선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군 조직에 통합과 사기 증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 정치권이 한국군 전체를 위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창원시 등 지역사회에서 사관학교 통합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논란이 더해지면, 사관학교 통합 작업이 더욱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예비역 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기류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당장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관학교 통폐합의 진짜 의도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총동창회는 “과거의 한 단면만을 근거로 특정 집단 전체를 일반화하는 발언은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국군의 통합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서 군을 분열시키는 편협된 사고에서 벗어나 국군 전체를 통합하고 국민을 하나로 아우르는 국가리더십을 보여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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