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는 그대로인데 반토막"…증권사엔 반대매매 문의 빗발
'변동성 확대' 단일종목 레버리지엔 "정부도 사태 설명 책임있어"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으로 장을 마쳤다. 2026.7.30
[부자동네타임즈 = 이현재 기자] "한마디로 요새 죽을 맛이다. 순식간에 내리니까 팔지도 못했다"코스피가 최근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 40대 이모씨는 30일 "전체 투자 금액의 15∼20%가 이 종목에 들어가 있는데, 현재 50% 넘게 손실을 보고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이씨는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이렇게 휘청일 수 있냐"며 "멘붕(멘탈 붕괴)이다"고 말했다.
30대 사회초년생 A씨도 지난달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뒤 하락 국면마다 추가 매수에 나서며 이른바 '물타기'를 반복했다.투자는 3천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주가 하락 때마다 추가 매수에 나선 결과 투자 규모는 7천만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조정장이 지속되면서 현재 평가손실은 60%에 달하는 상황이다.
A씨는 "반등할 때마다 물을 탔고, 그때마다 더 큰 하락이 왔다"며 "손절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커졌고, 들고 있기에는 매일 계좌가 더 줄어든다. 본전은 바라지도 않고 절반이라도 건지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지난 28일과 29일 연이틀 코스피는 각각 10.84%, 5.98% 폭락한데 이어 이날도 1.23% 하락했다. 이에 따라 최근 사흘간 1,162.19포인트(17%)가 빠진 셈이다
지난 이틀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했다.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난 이틀간 각각 18%, 23% 폭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들은 이틀간 각각 35%, 42%가량 급락한 상태다.
이처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스피가 다른 나라 증시보다 유독 급등락이 심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20대 직장인 강모씨는 "폭등 뒤에 폭락이 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원금 손실이 날까봐 걱정된다"며 "미국 반도체 영향도 있다고 하지만 코스피 자체가 단단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미국 증시 흐름과 비교해봐도 코스피 낙폭은 더 큰 상태다. 코스피는 지난 28일과 전날 각각 10.84%, 5.98% 급락했는데, 당시 미국 나스닥지수는 각각 0.18%, 0.22% 내리는 데 그쳤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최대 60만원, 420만원까지 높여 잡았기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50대 자영업자 C씨는 "전문가들이 반도체 실적은 괜찮고 조정이 와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해서 버텼다"며 "그런데 목표주가는 그대로인데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이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앞서 반등을 기대하며 '물타기'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지속되는 하락장에 추가 매수조차 포기한 분위기다.
20대 직장인 강모씨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 주식에 들어간 상황이라, 당분간은 더 넣지는 않을 것 같다"며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묻어두고 좀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급락장 속 반대매매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사에 관련 문의도 빗발치는 분위기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증권사에 전화했는데 반대매매 관련 투자자들의 문의가 몰리면서 50분 넘게 기다렸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인의 투자 책임과 별개로 고위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한 금융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투자는 자기 책임이라지만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추는 것은 정부 책임"이라며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상품을 허용하고 문제가 터진 뒤에야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정부도 이번 사태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날 저녁 긴급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개인별 투자 한도 설정 등 대응 방안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은 관련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다.40대 이모씨는 "정부가 레버리지 상품의 개인별 투자 한도 등을 제한한다고 하는 데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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