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 대학병원급 진료…보건소부터 신약 개발까지 AI 도입

박윤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6 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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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 기본의료 전략' 확정…지역·필수·공공의료 AX 본격화…100만명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AI 닥터가 암 진단, 신약 개발까지 의료 패러다임 바꾼다…희귀암 사각지대, AI와 LLM으로 정밀의료 길 연다…보상체계·윤리기준 마련도

[부자동네타임즈=박윤수 기자] 정부가 보건소부터 응급실, 공공병원, 신약 개발까지 의료 전 분야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AI 기본의료 전략'을 확정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의료인력 부족으로 심화하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을 AI로 메우고 의료서비스 혁신과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국무총리 주재 제12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AI 기본의료 전략'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전략은 '생명을 지키는 AI, 모두가 누리는 의료혁신'을 비전으로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AI 의료혁신 △전국적인 AI 의료혁신 디지털 기반 구축 △지속 가능한 AI 의료생태계 마련 등 3대 전략과 12대 중점 과제로 구성됐다.

정부는 이번 전략이 단순한 AI 기술 도입이 아닌 현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초고령사회로 의료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지역 의료격차와 필수의료 공백은 심화하고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의료비 증가, 바이오헬스 혁신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AI를 건강 형평성과 의료체계 지속가능성, 바이오헬스 혁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혁신 엔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보건소부터 응급실까지…AI가 바꾸는 의료 현장

정부는 우선 전국 보건소와 보건지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에 'AI 설루션 패키지'를 도입한다. 공중보건의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X-ray) 판독 보조와 음성 기반 의무기록 자동 생성, 환자 의뢰·회송 지원, 접수·예약 등 행정업무 자동화 기능을 제공한다.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습관을 분석해 질병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맞춤형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AI 서비스도 함께 보급한다.

                 

의료취약지 의원에는 진료과목별 AI 지원도 확대한다. 내과와 가정의학과는 만성질환 관리, 외과는 X-ray와 초음파 판독, 산부인과는 태아 초음파 판독, 소아청소년과는 영유아 성장 발달 관리 등 진료 특성에 맞는 AI를 지원한다.

 

섬과 산간지역 등 의료진이 부족한 곳에서는 방문간호사가 수집한 환자 정보를 AI가 분석하고 원격지 의사와 연결하는 AI 기반 비대면 재택협진도 시범 도입한다.

   

    의료취약지 내 '의료·건강 AI' 도입에 따른 서비스 경로(안). /보건복지부 제공

응급의료 체계도 AI 중심으로 전환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대구에서 구급대 이송부터 적정 병원 선정까지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을 시범 운영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응급실에서는 AI 기반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CDSS)을 개발해 환자 분류와 생체정보 모니터링, 진단 지원, 병원 자원 배치 등을 지원한다. 구급차가 병원을 찾지 못해 재이송되는 문제를 줄이고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도 강화된다. 정부는 '나의 건강기록(PHR)'을 기반으로 병원 간 진료기록과 CT·MRI 영상정보를 공유해 병원을 옮길 때마다 의료영상을 CD로 복사해야 하는 불편과 중복검사를 줄일 계획이다. AI가 처방전과 진료기록을 쉽게 설명해 주는 '국민 AI 건강비서'도 도입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공병원 AI 전환…신약 개발·소버린 의료 AI까지

정부는 전국 공공병원을 연결하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구축에도 나선다. 올해 하반기 공공병원 9곳을 시작으로 2027년 30곳, 2029년에는 전국 책임의료기관 72곳으로 확대한다.

국가 GPU 기반 AI 플랫폼을 활용해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AI 의료서비스를 지역 공공병원에서도 제공하고 노후화된 병원정보시스템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다. 접수부터 진료, 간호, 수술, 퇴원까지 AI가 지원하는 'AI 네이티브(AI Native) 병원'도 구축·확산한다.

흩어진 의료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국가 보건의료데이터 허브를 구축해 기관별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활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임상데이터와 독자 AI 모델을 활용한 '한국형 소버린 의료 AI'를 2027년부터 개발한다. 외국 AI 모델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의료 AI를 공공병원 중심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본격 지원한다. 정부는 국가 GPU 기반 'K-AI 신약 플랫폼'을 구축해 단백질 구조 예측과 약물 후보물질 생성, 가상 스크리닝, 체내 약물 작용 예측 등 신약 개발 전 과정에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유전체와 세포, 병리조직, 임상 정보 등을 통합 분석하는 플랫폼도 함께 구축해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한다.

    

                                                             K-AI 신약 플랫폼 도식도. /보건복지부 제공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도 속도를 낸다. 올해 하반기 12만 명 규모 데이터를 우선 개방하고, 2029년 70만 명 이상, 2032년에는 100만 명 규모로 확대한다. 임상정보와 유전체 데이터를 연구개발에 적극 활용해 혁신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 정밀의료 기반 마련에 활용할 방침이다.

 

■AI의료 안착을 위한 제도 정비…보상체계·지역 생태계 구축

정부는 AI 의료서비스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의료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기존처럼 개별 AI 의료기술의 사용 여부만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해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의료기관에 적정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AX 적정 보상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AI 기반 진료 협력과 환자 편익 향상, 의료서비스 질 개선, 임상 성과, 비용 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관별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행위별 수가뿐 아니라 기관별 성과 보상 등 다양한 지급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 중심의 AI·바이오헬스 혁신 생태계 조성도 추진한다. 지역 국립대병원의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2021년 437억 원에서 올해 1004억 원으로 2.3배 확대하고 데이터 활용 인프라 구축도 지원한다.

바이오헬스와 로봇 등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AI 전환(AX) 거점을 조성해 지역 의료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구축한다.

정부는 또 안전한 AI 활용을 위해 의료 AI에 특화된 윤리·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을 추진한다. AI·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국내외 우수 인재 양성과 유치에 나서고, 글로벌 AI 허브 구축 등을 통해 의료 AI 분야 글로벌 리더십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AI는 지역·필수·공공의료의 공백을 메우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도구"라며 "이번 전략을 계기로 전국 어디서나 국민 모두가 AI 의료혁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AI 닥터가 암 진단, 신약 개발까지… 의료 패러다임 바꾼다

현실로 다가온 정밀의료 시대…병리 영상 분석해 질병 판별하고 수억개 후보 중 신약 물질 찾아내…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도 최적화…美·中·유럽 등 미래산업 육성 경쟁…신약개발 시장 규모 2026년 약 40억弗…LG·SK 등 국내 기업들도 경쟁 가세…정부도 AI를 바이오 산업 핵심 판단…“2035년까지 신약 개발 속도 10배 ↑”…오진 등 책임 논란 시급한 과제로…현행 법체계상 명확한 기준도 없어…특정 인종 등 데이터 편향 우려도…“신뢰 갖춘 평가체계·DB 구축 시급”

 

 

암 진단에 몇 주가 걸리고 신약개발에 10년 이상 필요하던 의료현장이 인공지능(AI) 덕에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가 병리 영상을 분석해 암을 진단하고, 수억개의 후보물질 중 신약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찾아내며,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까지 최적화하고 있다.

 

AI와 바이오의 융합은 의료 체계도 바꾸고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서 나아가 개인의 유전

정보와 생활습관을 분석해 질병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시하는 정밀의료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은 발 빠르게 AI 바이오를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며 각축전에 뛰어들었다. 한국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제도가 따라주질 못하면서 기술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오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데이터 편향이 의료 불평등을 키우지는 않는지, 환자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AI가 신약개발 속도 바꾼다

8월4일 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AI는 후보물질 탐색과 단백질 구조 예측, 독성 분석, 임상 대상자 선별 등 신약개발 전 과정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시장 규모가 올해 약 40억달러에서 2035년 439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신약개발의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팔을 걷어붙였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정밀의료 AI ‘엑사원 패스’는 출시 이후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주요 암종의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76.75%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 공동 개발 중인 ‘암 에이전틱 AI’는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수립까지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AI·바이오·클린테크(ABC)를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K바이오팜은 AI를 활용해 난치성 암 표적 단백질인 ‘ROR1’에 결합하는 초기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통상 1∼2년 걸리던 초기 탐색 과정을 약 5개월로 단축하며 AI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유한양행은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Yu-NIVUS’를 구축해 후보물질 설계와 선별, 합성 가능성 예측을 고도화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자체 AI 플랫폼 ‘HARP-pSAR’를 활용해 도출한 비만 신약 후보물질(HM17321)의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정부 역시 AI를 바이오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본다. 정부는 ‘K-문샷 AI 신약 미션’을 통해 2035년까지 신약개발 속도를 현재보다 10배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세계 3위 수준이지만 글로벌 의약품 시장 점유율은 2% 안팎에 머물고 있다. 

 

후보물질 발굴 이후 임상 성공률을 높이고 개발 비용을 줄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K-문샷 AI 신약 미션 현장 의견수렴회’에서 AI 신약 미션 총괄지휘자인 남진우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우리나라 신약 파이프라인은 양적으로 세계 3위 수준에 올라섰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개발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2035년까지 신약 발굴 속도를 10배 높여 난치병 극복 새로운 가능성을 열겠다”고 밝혔다.

 

 

 

병원과 의료현장에서도 AI는 진단을 보조하고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의료 AI의 상용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의료 AI 전문기업 제이엘케이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AX-Sprint)’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AI 기반 뇌졸중 영상분석 솔루션을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해 임상적 유효성과 활용성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도 의료 AI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AI-Rad Companion Chest CT’는 폐와 심장, 대동맥, 척추 등 주요 흉부 장기를 동시에 분석해 병변을 탐지하고, 이전 CT 영상과 비교해 결절의 크기 변화를 자동 분석한다. 의료진의 판독 부담을 줄이고 조기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정부도 AI를 의료개혁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 간담회에서 ‘AI 기본의료 전략’을 발표하고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AI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의료인력 부족과 지역 의료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진단과 원격 협진, 의료데이터 활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윤리·법적 기준 마련 시급

하지만 AI가 제안한 후보물질을 토대로 신약개발이 진행됐거나, AI의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이 치료를 결정했는데 오류가 발생한다면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AI를 개발한 기업인지, 이를 도입한 병원인지, 아니면 AI의 분석 결과를 참고해 최종 판단을 내린 의료진인지 현행 법체계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

의학계와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AI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이므로, 이를 선택하고 활용해 최종 판단을 내린 사람과 기관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AI가 후보물질을 찾고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결국 사람이 내리는 만큼 기술과 제도가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의료현장에서 AI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기 대한의사협회 정보정책이사(이화여대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도 “AI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 등 검증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며 “현재 의료 AI는 진료를 보조하는 수준인 만큼 최종 책임은 임상의사에게 있지만 AI를 개발한 제조사 역시 기술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데이터 편향에 따른 의료 불평등 문제도 AI 시대 중요한 해결 과제다. AI는 학습한 데이터의 범위를 벗어나기 어려워 특정 인종이나 지역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학습한 AI는 다른 환자에게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AI가 의료 접근성의 격차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의료 불평등을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정보 보호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민감한 의료데이터가 상업적으로 활용되거나 유출될 경우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물론 사회적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정책이사는 “의료 AI가 실제 진료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되려면 AI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평가체계와 신뢰성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귀암 사각지대, AI와 LLM으로 정밀의료 길 연다

                          데이터 통합 기반 맞춤 치료 구현…희귀암 생존율 향상 목표

 

데이터 부족으로 치료 지침 정립이 어려웠던 희귀암 분야에서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혁신적인 정밀의료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가 ‘희귀암 정밀의료 구현을 위한 전주기적 데이터 사이언스 통합연구:역학적 규명부터 AI·LLM예후 예측 플랫폼 개발 및 전향적 검증까지’라는 주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6년 기초연구사업 핵심연구'에 선정,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파편화된 임상데이터 통합…한국형 희귀암 역학 베이스라인 구축

 

희귀암은 종류가 다양하고 암종별 환자 수가 적어 표준 치료 지침 수립과 신약 승인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로 인해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이 다빈도 암에 비해 정체되어 있었다. 이에 강은주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이화민 교수팀과 함께, 파편화된 국내외 임상 데이터를 통합하여 한국형 희귀암 역학 베이스라인을 구축하고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 경로를 제시하는 혁신적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진단명 기반 데이터로는 확인이 불가능했던 세부 병리 소견과 약제 치료 이력 등 심층적인 임상 디테일을 확보하기 위해 방대한 비정형 텍스트 분석 기술을 도입한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글로벌 의학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수천 편의 최신 문헌과 증례, 임상시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요약 및 매핑함으로써, 의료진이 진료 현장에서 즉시 최신 지견을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AI·LLM기반 예후 예측, 개인맞춤 치료 실현…희귀암 환자 실질적 치료 기회 확대

 

또한, 고정된 과거 데이터가 아닌 실시간 치료 경향을 즉각 반영하여 스스로 진화하는 동적AI예후 예측 모델을 구현함으로써 환자들에게 가장 정확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개발된 AI모델을 실제 전향적 환자군에 적용하여 임상적 유용성을 직접 입증하는 전주기적 검증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구와 실제 진료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고 정밀의료의 신뢰도를 확보함으로써,그동안 소외되었던 희귀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렇게 구축된 플랫폼은 개별 환자의 심층 임상 데이터와 최신 의학지견을 실시간으로 결합하여,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개별 희귀암 환자의 정확한 예후 예측을 돕고 최적의 맞춤형 치료 전략을 빠르게 세울 수 있도록 활용될 예정이다.

 

강은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희귀암 환자들이 겪어온 ‘치료 정보의 비대칭성’을 데이터로 해결하는 데 본질적인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정확한 진단과 치료 정보를 통해 환자 생존율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허가초과 항암제나 신약 임상시험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희귀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며, “나아가 구축된 데이터 인프라가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자양분이 되어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전주기적 통합 플랫폼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I는 연구의 보조 도구…판단·책임은 인간의 몫”

표준희 제약바이오協 AI신약연구원장…“최우선 기준은 환자의 안전·존엄성…AI 신뢰, 데이터·검증 체계서 나와…인력·인프라 등 정부 지원 확대돼야”…“최종 책임은 결국 인간에게 있어요.”

 

                            

 

표준희(사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연구원장은 인공지능(AI)이 연구를 돕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더라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결국 인간에게 남는다고 했다. 표 원장은 8월4일 “AI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이므로, 이를 선택하고 활용해 최종 판단을 내린 사람과 기관이 책임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면서도 “책임을 어느 한쪽에 전가하기보다는 각 주체의 통제 범위와 과실 정도에 따라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모델이나 데이터의 구조적 결함은 AI 개발사가, 결과에 대한 검증 부족은 연구자가, 개발·허가와 환자 적용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제약사와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표 원장은 현재 AI가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후보물질 발굴에 주로 활용됐다면 이제는 표적 발굴, 약효와 독성 예측, 바이오마커(단백질이나 핵산, 세포 등을 이용해 신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 탐색, 환자군 선별, 임상시험 설계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표 원장은 다만 “AI는 계산과 탐색을 자동화할 수 있지만 연구의 목적을 설정하고 결과의 생물학적 의미와 임상적 가치를 판단하는 역할까지 대신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연구자는 데이터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동시에 AI가 제시한 결과의 오류와 불확실성을 검증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감독자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연구 윤리와 관련, “검증되지 않은 AI 결과를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결정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 동의와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불리한 결과와 불확실성을 숨기고 성과에 유리한 결과만 선택해서도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AI는 연구자의 책임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책임을 더 엄격하게 요구하는 도구이며, 모든 판단의 최우선 기준은 환자의 안전과 존엄성이라고 하면서다.


표 원장은 의료 AI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믿을 만한 데이터와 검증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특정 인종이나 성별, 연령, 대형병원 환자 데이터에 편중된 AI는 의료 취약계층에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대표성 있는 데이터 확보와 집단별 성능 검증,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지속적인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제약바이오기업의 AI 전환(AX)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영세하고, AI 기술 도입에 필요한 전문인력과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GPU 인프라 지원, 공동 활용 플랫폼 구축, AI 전문인력 양성 및 컨설팅 등 실질적인 AX 지원 정책이 마련된다면 산업 전반의 AI 활용과 신약개발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표 원장은 또 “규제기관이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기업·연구자와 상담하고 지원하는 규제과학 체계를 마련해 안전성과 혁신이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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